신임검사 임관식에 소환된 한석규&볼테르 그 메시지는? | 법tv

봄바람이 살랑이던 5월 1일, 76명의 신임검사가 탄생했습니다.

한때 검사 선배였던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배우 한석규의 말과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여
76명의 후배 신임검사들에게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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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트>

(영상 시작)

(법무부 지하 대강당에 신임검사임관식 현수막 걸려있다)
2023년 5월 1일
정부과천청사 지하대강당

(객석에는 신임검사 76명이 법복을 입고 서 있다)
(객석 뒷편에는 많은 가족들이 축하하기 위해 앉아있다)
76명의 신임검사에게 임명장이 주어지는 날

(신임검사에게 법복을 입혀주는 부모님들)
믿고 지지해준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한동훈 법무부장관 한명 한명에게 임명장을 건네는 모습)
(단상 위에 올라 선서를 외치는 김나리 검사와 함께 서있는 신임검사 모습)
검사선서
검사로서 국민앞에 서는 시간

(화면 전환되며 한동훈 법무부장관 축하 인사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법무부장관입니다

(박수소리 들린다)
제가 전직 검사이기도 하죠
저나 여러분이 여기 서 있는 것에 아마도 제가 제일 그렇겠지만 우리에게 특별히 더 웃어준 행운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성공에 행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과소평가한다면 다른 사람의 실패에 불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과소평가하게 될 겁니다
추측컨대,

(법복을 입혀주는 부모님들 모습,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모습)
저 뒤에 앉아 계시는 여러분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여러분의 행운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법무부장관 모습)
제 아버지나 저나 좀 서로 재미없는 사람이었는데요
제가 20여 년 전에 여러분들처럼 이렇게 처음 검사가 된 날에 저희 아버지께서 얼마나 어떤 표정으로 기쁘게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셨는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생생합니다
제가 검사로 일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평범한 일반인, 평범한 회사원, 평범한 국민 같은 것은 우리 검사가 마주쳐야 할 현실세계에 없다는 겁니다
정상적인 사람, 비정상적인 사람 이런 것도 없습니다
그냥 모두가 각각의 이유로 특별할 뿐입니다
그런 특별한 분들을 대하는데 전문가로서의 매너리즘이나 권태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평생 한 번 검찰청에 오는 분들이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아주 오래 전에 한석규 배우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어요
최근에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데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지 말자는 걸 신조로 삼고 있다는 말씀이었어요
우리 일이야 말로 이 업무자체의 속성 때문에 매일매일 각별히 다짐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기 쉽습니다
저는 여러 선택의 순간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여러 선택의 순간을 앞으로 맞이하실 텐데요
단순하게 직업윤리라는 것을 내 나침반으로 삼았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크게 답이 틀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그 나침반이 길에서 만난 늪이나 협곡이나 사막 같은 걸 알려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건 나침반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실력을 키워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검사로서 어떤 가치를 여러분의 나침반으로 삼을지 오늘 하루 동안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법도 법이지만, 상식적인 결정을 하는 게 검사의 임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법은 법이지만 상식에 맞아야 한다는 말이죠
이건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상식에 맞지 않는 결정을 해놓고 나서 아 그건 네가 법을 몰라서 그래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요
Common sense is not so common(상식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라는 말이 있어요
철학자 Voltaire 가 한 말인데요
물론 Voltaire가 프랑스어로 말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이제 일을 하다보면 무엇이 진짜 상식인가부터 상식적인 결정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시게 될 겁니다
순간순간 매번 노력해야 가능한 일 같아요
특히 싱식적인 결정이 다수의 순간적인 기호나 취향과 다른 경우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여러분이 하실 일들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고될 겁니다
저보고 다시 돌아가라면 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 이렇게 힘들지? 하고 이제 근무를 하시면서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여러분만 그런 게 아니고요 저도 그랬고, 누구나 그랬고, 그게 정상이니까 받아들이세요 그러려니 하십시오
원래 우리처럼 사회적으로 혜택받고,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에 투덜대지 마십시오
그것에 대해 주변에 얘기하지 마십시오
당연히 해야될 일이거든요
우리는 힘들어야 됩니다
나중에 해보시면 그 과정에서의 기쁨을 느끼게 되실겁니다
정의를 실현한다는 기분 자체가 그렇게 매번 매번 드는 건 아니지만 그게 감동적이거든요
이 직업의 장점이 있다면 그겁니다
그 순간을 만족하고, 그 순간을 바라보고 사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힘들겠지만 여러분이 그 일을 잘 해내면 좋겠습니다
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이 일은 경험과 실력이 같이 가는 면이 있어요
반복된느 부분이거든요
잘하고 싶어 하면 더 많이 일하게 되고요
더 많이 일하면서 더 잘하게 되니까
자기 일이 더 재미있어지는 면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자기 직업에 충실한 게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게 이 직업의 참 좋은 점입니다
이제 바로 근무를 하시는 게 아니라 용인 법무연수원에 가시게 되죠?
아실지 모르지만 제가 최근에 거기 있었거든요
매일 아침에 구내 카페에서 신임 검사님들하고 같이 줄서서 커피하고 토스트를 사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처음에는 저를 의식하시더니 며칠 지나니까 있는 듯 없는 듯 그냥 똑같이 생활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젊은 검사님들이 대화하시는 내용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모두 그곳에서 즐거워하는 게 느껴져서 저도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여러분의 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박수소리 들린다)
(화면 전환되고 에필로그 시작)
(임관식이 끝나고 야외 기념촬영 현장을 찾은 법무부장관)
본식이 끝난 후 신임 검사들과 기념 촬영하러 가는 길

(왼손 허리에 걸치는 시그니처 포즈로 신임검사들 사이 가운데로 다가가는 법무부장관)
(법무부장관이 가까이 다가가자 가운데 자리로 안내하는 신임검사)
(이곳 저곳 자리를 둘러보더니 웃으며 가운데 자리로 들어가는 모습)
정해진 위치로 쏘옥

(법무부장관 표정에서 말풍선 자막)
주인공도 아닌데 맨 앞은 좀 눈치 없지

(뒷 자리로 올라가는 법무부장관,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신임검사들)
가운뎃줄로 도망가는 중

(뒷자리에 올라서서 맨 앞자리 비워진 공간을 메우라는 손동작, )
붙어요 붙어요

(뒷자리에 자리 잡은 것에 만족하는 법무부장관 표정)
(신기하게 바라보는 신임검사들)

(단체로 왼손 주먹쥐어 올리며 화이팅 자세 잡는 사람들)
하나 둘 셋 화이팅!

검사로서 첫 발을 내디디며
힘차게 화이팅

(사진 촬영이 끝나고 뒷자리에서 내려오며 축하말을 다시 건네는 법무부장관)
장관 / 잘 지내세요
검사들 / 네 감사합니다

(웃으며 자리를 떠나는 법무부장관 얼굴에 말풍선 자막)
풋풋하군

(퇴장하려다 뭔가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표정의 법무부장관)
(신임검사 가족들의 목소리 들린다)
가족들 / 사진 사진 사진
장관 / 네 그러시죠

(환호성 지르는 사람들)
(신임검사와 가족들 그리고 법무부장관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가족들 모두와 사진찍는 모습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

(신임검사 인터뷰)
신정안 안산지청 검사
네 정말 제일 큰 효도 해드린 것 같아요
정의롭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사가 되기 위해서 오늘의 초심을 잃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신임검사 가족과 함께 인터뷰)
이건모 고양지청 검사
엄마주문 정의로운 검사, 아빠 주문 용감한 검사, 엄마 주문 용감한 검사 하나 더

(어색하게 웃는 이건모 검사 표정)
동생주문 성실한 검사

(가족 4명 함께 주먹 올리며 외친다)
정의, 용기, 성실한
검사가 되기 위해 파이팅

(밝게 웃는 가족들 표정과 부담된다는 표정으로 웃는 이건모 신임검사)

(신임건사 가족과 함께 인터뷰)
유다솜 광주지검 검사
아빠 / 정의롭고 따뜻하고 정말 사회에 보탬이 되는 검사가 되면 좋겠어요
법무부TV / 그럴 각오 되셨어요?
검사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족 함께 웃으며 외친다)
파이팅

(영상 종료)